요즘 잘 쓰고 있는 향수 1 - 조말론 딥티크

2020. 5. 10. 21:03패션뷰티

향기의 힘은 참 대단한 것 같다.

사람을 뒤돌아보게 만들기도 하고 잊고 있던 옛날 기억을 어제 있었던 일처럼 끄집어 내기도 하는 아주 큰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힘이라는 게 바로 향기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그만큼 추상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내 취향을 정확히 저격하는 향수를 찾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향수를 사고싶어 무작정 매장에 찾아가서 아무리 나의 취향을 상세하게 설명해도 향을 느낌에 있어 사람마다 상대적인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점원의 추천이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에 내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향수는 네 가지이다.

 

조말론 블랙베리 앤 베이 코롱

딥티크 도손 오드뚜왈렛

에르메스 운 자르뎅 수르 라 라군

러쉬 더티 스프레이

 

에르메스를 제외한 세가지 제품은 재구매를 거듭하여 줄곧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이고 에르메스는 2019년에 나온 신상품이라 처음 쓰는 제품이긴 하지만 시향지에 이끌려 테잌마머니를 시전했던 아주 매력적인 향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하나 편애할 것 없이 정말 다 좋아하는 향수들이다.

네가지 향기가 거의 겹치는 느낌이 없어서 계절에 따라, 상황에 따라, 아웃룩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향을 세세하게 구분하거나 정확한 향 재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저 좋아하는 향을 아끼는 정도의 수준이라 향기를 분석하여 설명할 수 있는 전문적인 능력은 없고 그저 내가 어떤 상황에 어떻게 뿌리며 주변 반응은 어떤지 정도로만 리뷰를 쓰도록 하겠다.

향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직접 테스트 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네 가지 제품을 한꺼번에 소개하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두 편으로 나누어보려 한다.

먼저 조말론 블랙베리 앤 베이 코롱.

 

벌써 2병 째, 그리고 또 한 병 쟁여놓고 있을만큼 너무나 좋아하는 향수이다.

워낙 시원하고 살짝 달달한 느낌이 있는 제품이라 크게 호불호 없이, 남녀 가릴 것도 없이 사용하기 편한 제품.

아마도 조말론 제품 중에 가장 유명하고 잘 팔리는 제품으로 알고 있는데 내 주변에는 이 향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눈치보지 않고 잘 쓰고 있다.

오랜 기간 자주 썼더니 나의 시그니처 향이 되어 이 향수만 뿌리면 내 향기가 난다고 주변사람들이 말 할 정도.

그만큼 애용하는 제품이다.

 

꽤 청량하고 시원한 느낌이 많은 제품이라 한 여름에도 부담 없이 뿌릴 수 있고 캐주얼한 착장에 워낙 잘 어울려서 매일 뿌려도 질리지 않는 느낌이다.

추리닝이나 후디를 입어도 잘 어울리는 느낌.

아주 제너럴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가지고 있는 향수 중에 가장 손이 많이 간다.

 

다만 좀 아쉬운 것은 첫 향에서 남자 스킨 같은 향이 가금 진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는 것이고(금방 날아가긴 하지만), 또 하나는 지속력이 꽝이라는 것.

코롱 제품이라 지속력을 기대하면 안되지만 집에서 찹찹 뿌리고 외출하면 두세시간만 지나도 향기가 거의 없어져버려 어쩔 수 없이 항상 가지고 다니며 외출동안 한 두번 정도는 더 뿌려주곤 한다.

 

특히 식후에 찹찹 뿌리면 상쾌한 향기가 너무 좋은 제품.

잔향이 워낙 찰나의 순간에 지나갈 정도로 아예 향 자체가 휙 날아가버리곤 하지만 향수를 뿌리고 한 30분~1시간 정도 후에 남아 있는 제품이 진짜 끝내주는 제품.

가끔은 집에만 있을 때도 옆구리에 칙칙 뿌려서 좋은 향기를 만끽하곤 한다.

두 번째는 딥티크 도손 오드뚜왈렛.

이 향수는 글로 쓴 후기만 찾아보고 인터넷면세에서 모험했던 제품인다 생각보다 취향에 잘 맞아서 두 병째 쓰고 있는 제품.

평소에 좀 시원하고 청량한 향을 좋아해서 처음 뿌렸을 때는 오잉 했지만 점점 쓰다보니 잔향에 푹 빠져버리게 되었다.

 

도손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계절은 겨울.

추운 겨울에 목티 입고 코트 하나 딱 걸쳤을 때 뿌려주면 정말 잘 어울리는 향이다.

겨울을 위해 존재하는 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아주 잘 쓸 수 있었다.

 

살짝 우디하고 잔향에 남는 머스키함이 이 향기의 매력인 것 같다.

하지만 이 향은 가끔 호불호가 갈리며 코 아프다고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있는 실내활동을 할 때는 자제하는 편이다.

 

에르메스와 러쉬 제품은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