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1. 08:35ㆍ패션뷰티
이전 글에 이어 쓰는 자주 사용하는 향수 이야기.
예전에는 사람들이 글로 써놓은 후기에 나의 상상력을 얹어 테스트도 없이 향수를 사기도 했었는데 그렇게 사면 무조건 실패하게 되고 다 쓰지 못한 향수를 결국 버리게 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거의 대부분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나눠주는 시향지에서 끌리는 향을 만났을 때 해당 매장으로 달려가 제대로 테스트를 거친 후 구입하곤 한다.
이렇듯 말로 아무리 설명한다해도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절대 알 수 없는 게 향기이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글에서 소개할 제품 또한 두 가지.
에르메스 운 자르뎅 수르 라 라군과 러쉬 더티 스프레이이다.
먼저 에르메스 운 자르뎅 수르 라 라군.
가장 최근에 구매한 제품이다.
작년 연말에 우리집 남편님이랑 백화점에 놀러 갔다가 시향지에 이끌려 사게 된 제품.
매장에서 테스트로 손목과 옆구리에 뿌리고 잔향 보느라 잠시 다른 데 구경 다녔는데 처음 막 뿌렸을 때 느낌보다 이후에 남아 있는 향이 너무 좋아서 바로 후진 기어 넣고 에르메스 퍼퓸 매장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있다.
부산 여행 갔다가 서면 롯데백화점에서 구매했었는데 그때 응대해주셨던 점원분이 너무 친절하시고 샘플 향수도 여러 개 넣어주셔서 지금껏 줄곧 샘플만 쓰다가 며칠 전에 본품을 뜯게 되었다.
그래서 거의 새 거. 애껴 써야지.
단일 노트인지 첫 향과 끝 향의 차이가 거의 없는 듯해서 이 향수 뿌린 날에는 하루 종일 손목을 킁킁거린다.
에르메스 라 라군은 좀 차려입었을 때, 예를 들어 면접을 보러 간다던지 할 때의 셋업 착장이나 결혼식 하객으로 갈 때의 드레스업 착장에 잘 어울릴만한 꽤 단정하고 풍부한 향이다.
뿌렸을 때의 느낌이 도손과 비슷하지만(느낌이 비슷할 뿐 향이 비슷한 건 아님.) 아주 무거운 느낌은 없어서 한여름 빼고는 언제든지 잘 사용할 수 있는 향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더티 스프레이.
아마 호불호가 가장 많이 갈리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정말 코 막고 싫어할 정도.
나는 물론 호호 극호.
처음 이 제품을 알게 된 건 2016년에 혼자 떠난 오사카 여행에서였다.
러쉬 매장에서 기초 제품과 팩 종류 추천을 받아 구입하고 나가려는데 한국인 점원이 추천해준 것이다.
이 제품도 잔향에 홀딱 반해버린 제품이다.
나는 왜 항상 잔향에만 반하는 사람인가.
아무튼 시향을 하고 매장을 조금 둘러보는데 어디서 좋은 향기가 나서 음 뭐지? 하고 있었는데 그 향기의 출처가 바로 내 손목이었다는 것.
물건 값 계산하고 텍스 리펀 받으러 가는 길에 계속 손목 킁킁거렸던 기억이 참 아련하다.
여행했던 계절이 겨울이라 아마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이 제품은 꽤 지속력이 좋아서 외출 전날 외투에 뿌려놓고 다음날 은은하게 남은 향이 참 좋다.
그리고 특히 고깃집 다녀온 날 섬유탈취제와 더티 스프레이를 함께 뿌려 베란다에 걸어놓으면 다음날 고기 냄새가 싹 빠져 있어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
용량이 꽤 커서 오래도록 쓸 수 있고 가끔 룸 스프레이로도 사용하고 있다.
아침에 현관에 뿌려놓고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면 은은하게 남은 향에 자꾸만 킁킁거리게 되는 마성의 더티.
이 향은 젠더리스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여자들도 많이 쓰긴 하지만 사실 남자에게 더 잘 어울릴만한 향취이다.
쌀쌀한 늦가을 라이더 재킷에 루즈한 슬랙스 입은 훈남이 뿌리면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은 향이랄까.
이렇게 두 개의 글에 걸친 내가 요즘 아끼고 사랑하는 향수 4가지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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